경북신문
 

 

 
 

 

    홈 / 문화 / 문학

subject 명시감상11: 손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윤은경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늦가을 풀숲을 지난다 낱낱이 오롯한 소리의 그늘, 버즘나무 몇 남은
잎사귀는 흙빛에 가깝다 늙은네의 손처럼 오그라들었다
펼쳐도 오그려도 빈집인데, 소리가 소리를 받아 안듯 허공을 훑는 긴 바
람소리 당신과 나는 어느 미욱한 종족이었던가 돌아가는 길 밖의 길 또 끊
긴다
햇빛과 바람을 탁발하던 손이 동굴처럼 고요하다



흙빛으로 매달려 있는 늦가을 나뭇잎사귀에서 자연과 사람이 비교대상이 아니고, 언젠가는 되돌아 갈 수밖에 없는 미욱한 인간의 길이 자연의 일부분이란 걸 환기시켜 줌으로써 ‘펼쳐도 오그려도 빈 집’ 같은 손에 허공을 훑으며 지나가는 바람이 영상처럼 포개진다 ‘소리가 소리를 받아 안듯’ 만져지거나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시적 사물은 아니지만 이 시어는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한 점의 수채화라고 말 할 수 있겠다.  늘 우리 곁에 있는 햇빛과 바람, 자연을 대하는 공손함이 시인의 따뜻한 심성처럼 느껴진다.

이채민
시인

45호
2008.3.25

list       

prev 한국 동시 100주년 기념 정예작가 동시 (1) kbnews
next 명시감상: 풍류의 집 admin

Copyright 1999-2017 Zeroboard / skin by kimamore.com

회사소개  |  지역소식  |  시사  |  인물탐방  |  문화  |  공지사항  |  게시판  | 사이트맵

주소 :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2가 157 사조빌딩 223호
경북신문사 대표전화 :02-365-0743-5 | FAX 02-363-9990 | E-mail : eds@kbnews.net
Copyright ⓒ 2006 경북신문 Corp. All rights reserved. 등록 서울 다 06253 (2004.2.28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