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subject 명시감상: 풍류의 집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박제천

화순 적벽에 갔더니
천년된 은행나무에 은행이 열린단다
가마니로 은행을 거둔단다
수나무가 사라졌어도
물에 드리운 제 모습을 서방님 삼아
은행알을 낳는단다
물속 제 모습에 남아 있는 서방님의
냄새며, 소리며, 흔들거리는 자취까지
온 가슴으로 받아들인단다

내 친구 풍류객이
상처한 내게 위로삼아 들려주는
그 말씀 듣자니,
갑자기 천년만년 사는 기분,
한 여자가 수 백명으로 늘어나는 기분,

옳거니,
이제는 이 강산 나들이길, 어디나
하나같이 내집이렸다.

  



회자정리(會者定離) 그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나 막상 일을 당하고 보면 그 슬픔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. 어느 사람은 그 슬픔이 지나쳐 병이 들고 어느 사람은 허상과도 같은 그리움으로 일상을 그르치기도 한다. 아무리 마음을 굳게 다지고 연습을 한다한들 생(生)과 사(死)를 가르는 고통을 어찌 피할 수 있을 것인가!  짝을 잃어도 그 외로움을 승화시켜서 우주를 품에 가득 안을 수 있음을, 이 세상 그 무엇도 내 것이 아닌 것이 없다는 넉넉한 풍경에 다다르게 되면서 홀로된 외로움을 덜어내고 비워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.


이채민
시인

2007.12.1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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